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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모노 표지 이미지

최근 출간된 소설집 <혼모노>는 읽는 내내 마음을 사로잡는 책이었습니다.

일본어로 ‘진짜’를 의미하는 혼모노라는 제목에서부터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반대로 ‘가짜’는 일본어로 니세모노라고 하죠.

책 속에는 이 두 단어가 상징하듯, 진짜와 가짜, 현실과 허구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 인간 군상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작가 성해나는 2024년과 2025년 젊은 작가상을 수상하고,

2024년 이효석 문학상까지 받은 최근 가장 주목받는 작가 중 한 명입니다.

올 상반기 발간된 이 소설집은 표지에서부터 독자의 시선을 강렬하게 사로잡습니다.

속살을 드러낸 사과 반쪽과 껍질을 벗기지 않은 탐스러운 사과 반쪽,

혼모노와 니세모노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은 책을 펼치기도 전부터 궁금증을 자극합니다.

 

저 역시 배우 박정민 씨의 추천사 “넷플릭스보다 재밌다”라는 한마디에 이끌려 도서관 예약을 시도했지만,

인기 탓에 대여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직접 책을 손에 넣고 읽게 되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멈출 수 없는 매력을 지닌 소설집이었습니다.

 

 

단편 7편, 다채로운 세계

혼모노에는 총 7개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 길티 클럽: 호랑이 만지기
  • 스무드
  • 혼모노
  • 구의 집: 갈월동 98번지
  • 우호적 감정
  • 잉태기
  • 메탈

각 단편은 서로 다른 배경과 소재를 다루지만,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진실과 허구, 현실과 환상의 경계입니다.

읽는 동안, 등장인물들이 겪는 혼란과 불안이 자연스럽게 독자에게 전해져,

마치 넷플릭스 드라마를 몰아보듯 앉은 자리에서 7편을 정주행하게 됩니다.

 

혼모노 도서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혼모노 도서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표제작 혼모노

<혼모노>의 주인공은 30년 경력의 박수무당 문수입니다.

그녀는 가장 강력하고 영험했던 신령인 ‘장수할멈’이 떠나버리자 혼란에 빠집니다.

공을 들이고 정성을 다해 굿을 올려도, 신령은 그녀의 기대대로 반응하지 않습니다.

그러던 중 앞집으로 이사 온 신애기에게 장수할멈이 내려온 사실을 알게 되면서, 사건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문수는 진짜인 척하며 가짜 굿과 연기, 영상 자료까지 활용하지만, 결국 현실은 그녀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임을 깨닫게 됩니다.

이 단편은 진짜와 가짜, 믿음과 허위 사이의 미묘한 경계를 치밀하게 포착하며,

독자로 하여금 ‘과연 내가 믿는 것이 진실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구의 집: 갈월동 98번지

<구의 집>은 건축물을 둘러싼 음모와 공포를 다룬 단편입니다.

일제강점기부터 이어진 땅의 역사, 그리고 국제 해양연구소와 경동 수련원의 비밀은 섬뜩하면서도 흥미롭습니다.

구본승이라는 젊은 건축가는 설계자로 참여하지만, 그 목적과 기능이 일반인에게는 숨겨져 있습니다.

이 단편은 건축물이라는 현실적 소재를 통해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공포심과 사회적 모순을 효과적으로 드러냅니다.

현실과 허구가 교묘히 섞이며, 독자는 긴장감을 놓을 수 없습니다.

 

 

현실과 허구의 경계, 혼모노와 니세모노

책의 매력은 단순히 자극적인 사건과 설정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성해나 작가는 등장인물들이 겪는 혼란과 모순을 날것 그대로 보여주면서도 해결책은 제시하지 않습니다.

즉, 독자는 ‘진짜와 가짜’ 사이, ‘현실과 환상’ 사이의 애매한 경계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게 됩니다.

이러한 접근은 독자에게 단순한 읽는 재미를 넘어, 사회와 인간에 대한 날카로운 성찰을 제공합니다.

책을 덮고 나면, 우리는 문득 이런 질문을 하게 됩니다.

“과연 내가 믿고 있는 것은 진짜일까, 아니면 단순히 니세모노일까?”

 

 

성해나 작가와 작품의 의미

성해나 작가는 단편 소설을 통해 사회적 모순과 인간 내면의 복잡성을 예리하게 포착합니다.

젊은 작가상과 이효석 문학상 수상은 단순한 상이 아니라,

현대 한국 사회의 현실을 문학적으로 재현해내는 작가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혼모노는 단순히 ‘재미있는 읽을거리’에 그치지 않습니다.

현실과 허구, 진짜와 가짜가 얽힌 세상 속에서 독자가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생각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박정민 배우의 추천처럼, 넷플릭스 드라마 못지않게 빠르게 읽히지만, 끝난 후에도 긴 여운을 남기는 책입니다.

현실 사회의 기묘하고 황당한 면면을 마주하고 싶다면, 이 책이 그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혼모노는 자극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단편 소설집입니다.

진짜와 가짜,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탐구하며, 독자에게 날카로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독서 경험을 통해 인간과 사회에 대한 통찰을 얻고 싶은 분에게 강력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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