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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어 키건의 소설 이처럼 사소한 것들의 책 표지사진

책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내 삶을 비춰보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클레어 키건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Small Things Like These)』을 읽고 난 뒤 저는 제 지난날의 행동과 선택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술에 취해 길에서 쓰러져 자고 있는 사람을 보고도 그냥 지나쳐 버린 경험이 떠올랐습니다.

그때의 무심함이 아직도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소설의 주인공이 보여주는 태도와 제 행동이 묘하게 겹쳐졌기 때문입니다.

 

 

클레어 키건, 그리고 그의 작품 세계

클레어 키건은 스코틀랜드 출신의 소설가로, 현대 영문학계에서 꾸준히 주목받고 있는 작가입니다.

그는 사회 속에서 쉽게 외면당하는 사람들의 삶에 집중하며, 작지만 묵직한 울림을 주는 이야기를 써왔습니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2021년에 발표되어 국제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으며, 부커상 후보에도 올랐습니다.

작품은 분량은 짧지만, 인간의 양심과 연대, 그리고 일상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사소한 것들’의 가치를 묻는 힘 있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의 저자 클레어키건의 약력

 

펄롱의 일상 – 성실한 가장이자 평범한 인간

이 책의 주인공 펄롱은 아일랜드의 작은 마을에서 석탄을 배달하며 살아갑니다.

당시 아일랜드는 경기 침체와 기근으로 모두가 힘든 시기였지만, 그는 꿋꿋하게 하루하루를 버텨냅니다.

부자가 될 꿈은 없었지만, 딸들이 학교를 무사히 졸업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하는 것이 그의 목표이자 행복이었습니다.

펄롱은 사소한 일에서 기쁨을 느낄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상점에서 거스름돈을 받으며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할 때,

가족이 웃으며 저녁 식탁에 모일 때,

혹은 일과를 마치고 흘린 땀방울을 닦아낼 때, 그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경험했습니다.

이 모습은 우리에게 깨달음을 줍니다.

인생의 의미가 거대한 목표나 성취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라, 작고 평범한 순간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입니다.

 

 

성찰할 겨를 없는 삶, 그리고 우리

흥미로운 점은 펄롱이 과거를 되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거의 갖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의 죽음으로 홀로 사회에 내던져졌습니다.

아버지가 누구인지조차 알지 못한 채 살아왔기에, 과거에 매달릴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돌아보기’보다는 ‘앞으로 살아내기’에 집중했습니다.

여기서 저는 제 경험을 떠올렸습니다.

대학 입시 때 저는 목표 하나만 바라보고 달렸습니다.

재수까지 하면서 얻고 싶었던 것은 단순히 명문대라는 이름이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합격하고 나니 알 수 없는 공허함이 밀려왔습니다.

목표는 이루었지만, 제 안이 채워지지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아마도 성찰이 부족했기 때문일 겁니다.

성찰한다고 해서 반드시 성취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취했다고 해서 반드시 충만함이 따라오는 것도 아니더군요.

 

 

나의 경험 – 외면했던 순간

여기서 저는 술에 취한 주취자를 보고도 그냥 지나친 제 경험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늦은 밤 귀가하던 길, 인도 한쪽에 사람이 쓰러져 자고 있었습니다.

순간 머릿속에 여러 생각이 스쳤습니다.

‘신고해야 하나? 그냥 자는 걸까? 혹시 괜히 얽히면 귀찮아지는 거 아닐까?’

결국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나쳐 버렸습니다.

그때는 스스로를 합리화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 무심함이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이 장면은 펄롱이 수도원에서 갇힌 소녀를 발견하는 순간과 겹쳐집니다.

그는 그 아이를 구해야 한다는 걸 알았지만, 동시에 마을 전체와 대립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갈등합니다.

그 선택이 자신의 일상을 뒤흔들 수 있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신고하는 건 당연히 옳은 일이지만, 그 선택이 제 시간을 빼앗을까 봐, 혹시 괜한 문제에 휘말릴까 봐 외면했습니다.

 

 

사소한 것들의 힘

그러나 펄롱은 결국 소녀를 구합니다.

그는 평생 쌓아온 안정과 명예를 잃을 수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심의 목소리를 따랐습니다.

여기서 드러나는 것이 바로 ‘사소한 것’의 힘입니다.

펄롱을 이루는 작은 친절과 배려, 일상의 태도들이 결국 그 순간에 큰 용기로 이어졌던 것입니다.

이 대목을 읽으며 저는 ‘내가 다시 그 상황을 맞닥뜨린다면 어떻게 할까?’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사소한 선택이 모여 결국 나라는 사람을 만든다는 사실을 알기에, 이제는 외면하지 않고 행동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책이 주는 메시지 – 행복은 거창하지 않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분명 말해줍니다.

행복은 크고 대단한 목표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라, 작은 친절과 선택, 그리고 반복되는 일상의 순간에서 온다고 말입니다.

펄롱이 보여준 용기는 거창한 영웅담이 아니라, 평생 쌓아온 사소한 삶의 태도에서 비롯된 결과였습니다.

삶에서 중요한 것은 목표를 이루었느냐, 이루지 못했느냐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내가 어떤 태도로 살아가고 있느냐입니다.

목표를 성취하고도 공허했던 이유는, 작은 순간들의 가치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의 첫 페이지 사진

 

마무리 –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선택

책을 덮고 난 뒤 저는 제 자신에게 질문합니다.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선택은 무엇일까?

지나가는 누군가를 돕는 일,

가족에게 고맙다는 말 한마디,

회사에서 동료에게 따뜻한 눈빛을 건네는 일.

그것들이 모여 언젠가 큰 용기로 이어질지도 모릅니다.

펄롱이 보여준 삶의 태도는 단순합니다.

성실하게 살아가되, 사소한 것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것.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에 타인을 향한 배려를 선택하는 것.

저 역시 그런 삶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분량은 짧지만, 던지는 질문은 깊습니다.

일상의 작은 선택이 모여 결국 나라는 사람을 만든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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